[멤버소개] Data Scientist 이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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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Pabii에서 CEO겸 Data Scientist를 맡고 있는 이경환입니다. 고교시절부터 꿈은 월스트리트를 주름잡는 기업사냥꾼이 되는 거였는데, 학부 졸업하고, 외국계 증권사의 IBD팀을 들어갔더니 정작 술접대랑 엑셀로 사칙연산 수준의 지식만 잡고 있게 되더군요. 내가 그래도 고등학교 때 수학경시대회 수상실적있고,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유학생 지원 장학금까지 받은 머리를 갖고 있는데, 이렇게 머리를 썩히기는 싫다는 생각에 석/박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Financial Mathematics라고 일종의 증권사 퀀트(Quant)가 하는 업무의 수학적인 부분으로 박사 공부를 했는데, 머리에 쥐가 나게 공부해놓고 정작 월가에서 술접대, 인맥으로 먹고사는 기업사냥꾼을 할 수는 없고, 퀀트는 적성이 아니고, 이래저래 고민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실리콘 밸리에서 Data Scientist라는 직업을 만났습니다.

그 동네의 창업 분위기에 휩쓸려 잠깐 스타트업을 거쳤다가, Criteo라는 온라인 광고 타게팅 서비스 회사에 Senior Data Scientist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제 박사 시절 전공이 금융시장에서 어느 한 Entity가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시스템의 어느 한 부분이 붕괴 -> 시스템 전체가 불안한 상태에 빠지게 되는 메카니즘을 따지는 Systemic risk 였는데, 워낙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이라 Rare Event를 따지는 Poisson distribution 기반의 수학 모델링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었습니다. 온라인 광고 시장을 보니 유저가 광고를 클릭하는 사건이 굉장히 드물게 일어나는게 딱 Rare Event 더군요. 금융시장에서 비슷한 케이스가 워낙 희귀해서, 또 회사 기밀 데이터인 경우가 많아 언제나 시뮬레이션에 많은 부분 의존하고, 본의아니게 전공 방향도 틀고, 시뮬레이션도 공부하고, Computational Cost와 관련된 공부하느라 진땀을 뺐었는데, 온라인 광고 시장엔 이런 Rare Event를 클릭, 과금이라고 생각하면 엄청난 Live 데이터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회사 DB에서 Query를 쳐봤을 때 그 감격은… 뭔가 (데이터) 금광을 찾은 기분이었죠.

금융시장에서는 그런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의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인과관계에 해당하는 변수를 찾아내려고, 합리적인 (read 수학적인) 모델링을 하려고 여러가지 연구를 했었는데, 같은 수학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거꾸로 그런 Rare Event가 더 많이 일어나도록 하는게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Data Scientist의 업무라는 걸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온라인 광고 타게팅이라는 서비스를 만나고, Criteo라는 회사에 들어가고, 그 회사 한국팀으로 6년만에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에서는 Data Science가 엑셀 쓰는 건 줄 알거나, 개발인 줄 알더라구요. 헐ㅋㅋ 시장 상황과 제 모델링 실력 간의 격차를 인지하고, 한번 도전해볼만한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 창업하고 줄곧 데이터 사이언스는 수학 & 통계학 박사급 인재가 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그런 지식을 배워야 Data Scientist의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하는 블로그 글도 쓰고, 강의도 하고, 사업도 하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긴 시간이 흘렀네요.

 

Q. 창업한 이유
Criteo 다니면서 광고주들이 진짜 원하는건 내가 원하는 유저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골라서 타겟 광고를 하는 거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정작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다른 회사 데이터를 못 쓰니 타게팅 알고리즘 업그레이드하는데 한계가 있더군요. 아예 유저들한테 앱을 깔게하고, 직접 데이터를 받아오면 어떨까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저들이 앱을 깔 인센티브가 없으니까, 보상형 광고앱들처럼 광고 수익 일부를 돌려줘서, 데이터 제공에 대한 거부감이나 광고 피로도를 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만하면 이미 나와있는 보상형 광고 앱들과 하나도 다를게 없는데, 그리고 뭘 더 넣을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Criteo 다니면서 더 날카롭게 갈고닦은 제 통계학 & 머신러닝 실력이 떠오르더군요. 경쟁사들이 CTR 높이는 것도 허덕이는 걸 보면서 Conversion이나 ROI 맞춰줄 수 있는 모델을 만들 때 박사 시절부터 자주 썼던 여러 통계 테크닉들, 머신러닝 지식들을 활용해서 광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Source: Google search)

Q. Pabii의 뜻이 뭔가요?

회사 이름 Pabii를 구글링해보면 “파비(Pabii) 뜻” 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뜹니다. 풀어쓰면 Predictive Analytics By Integrated Intelligence인데, 앞의 Predictive Analytics는 도저히 Artificial Intelligence (AI)라는 과장 광고를 회사 이름에 넣기 거북해서 바꿔넣은 이름이고 (블로그 글들 주욱 보시면 요즘 입에 오르는 인공지능은 사실 옛날부터 쓰던 데이터 패턴 매칭의 여러 방식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걸 인지하게 되실겁니다), 뒤의 Integrated Intelligence는 통합지성이라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식으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모두의 지식이 모이면 큰 의미가 생기는 형태의 지성을 말합니다. 교통 체증이 생겨서 불편하다는 지식이 도로 위의 한 사람의 지식이라면 큰 의미가 없지만, 몇 백 km 전체에서 도로 위의 모든 사람에게서 같은 종류의 지식을 모으면 어디에서 얼마만큼 교통 체증이 있다는 정보가 되는 방식이죠.

회사 모델이 개개인의 데이터가 모이기 전 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가, 그 데이터를 모으면 (+ 수리통계학적인 가공을 거치면) 행동 패턴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되고, 그 정보를 이용해서 온라인 광고 타게팅, 상품 매칭, 대출 심사 등등의 Rare Event를 예측하는 사업 모델에 쓰는 구조이기 때문에, 회사의 철학, 방향성, 목표 등등을 모두 담은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어봤습니다.

(로고의 빨간색 포인트는 정확하게 찝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회사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Nail or Pin 모양으로 넣었습니다. 남들은 피자 회사냐? 고 묻던데 ㅋㅋ)

(가만 생각해보니 파비 뜻 이라는 검색어는 아마도 아X리카 TV에서 “파트너 BJ”의 약자라는 걸 검색하던 분의 키워드인 것 같군요 ㅎㅎ)

 

Q. 지원자 or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학부 갓 졸업하고 들어갔던 꿈의 직장이었던 어느 외국계 증권사의 IBD팀, 연봉, 사회적 평판 등이 높다는 이유로 학부 친구들 사이에서 사시, 행시, 외시보다 더 꿈의 직장이었는데, 정작 입사 반 년도 지나지 않아 삶의 목적성을 잃은 느낌이 들더군요. 첫 1년 동안 새벽 2시 이전에라도 집에 갔던 날짜를 손에 꼽을 정도 였던터라 일단 몸이 지쳤고, 몇 달간 가파르게 올라가던 학습곡선이 꺾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사칙연산만 하면 되는, 정말 똑똑한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를 기계적으로 수행하다보니 업무의 지적인 도전도 없었고, 증권사의 꼰대스러운 문화들이 너무 거북했습니다.

Pabii는 정반대의 업무 문화를 지향합니다. 일단 야근, 주말 출근을 없앴습니다. 낮에 열심히, 효율적으로 일하면 충분히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어요. 누군가의 외주 서비스를 하는게 아니라, 우리만의 플랫폼 서비스만 하고 있다면 초를 다투는 급한 일은 없어지거든요. 먹고 살려고 일하는거지, 일하려고 먹고 살지 않습니다. 언제나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 업무의 지적인 도전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 보스가 저보다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사 시절에도 제 주제에 대한 연구 내공이 쌓이는 시점이 되니 교수님도 저한테 코멘트를 줄 수가 없었거든요. 제가 장담하건데 Pabii에서 그런 경우를 만나게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시니어가 주니어에게 지식레벨로 무시당하는데, 그게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면 저는 그런 시니어가 은퇴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논리는 저 자신에게도 적용되구요.

끝으로, 꼰대 문화와의 결별입니다. 다른 회사들을 겪어보니, 직급을 없애고, 호칭을 “님”으로 바꾸고, 상호 존대를 하면 꼰대 문화가 없어지는게 아니더라구요. 나이, 경력에 상관없이 실력 위주로 책임과 권한과 연봉이 정해지는 조직이 진짜 젊고 활달한 조직이 되더군요. 저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오면 언제든지 CEO 자리에서 내려올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할 수 있을만큼 열린 마음을 갖고 업무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Q. 앞으로 Pabii가 나아갈 방향
실리콘 밸리에서의 짧은 스타트업 생활동안, 내가 왜 나보다 실력없는 백인 보스한테 인정받으려고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야할까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거기서 직접 창업하려니 외국인 유학생에게 창업환경이 녹록치 않더군요. 고민끝에, 내가 좀 더 쉽게 인재를 모을 수 있고, 좀 더 쉽게 세일즈를 해서 아이디어를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곳에서 성공해서 다시 여기로 돌아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Pabii 는 플랫폼 형태의 서비스기 때문에, 나라별, 언어별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필요도 없고, 제가 알고 있는 통계학, 머신러닝 지식을 바탕으로 기술력 승부를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장애물이 훨씬 적을 겁니다.

유저 프로파일 Index 값들로 광고 시장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미는 부분이 첫 걸음, 다음에는 온라인 데이팅에 유저 프로파일 정보와 광고 타게팅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사업, 그리고 제 박사 전공 분야이기도 한 P2P 대출 Risk modeling 부분까지 사업 팽창을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

회사 이름에 들어간 Integrated Intelligence는 낱개로는 의미가 없지만 뭉쳤을 때 유용한 정보가 되는 지식에 대한 명칭입니다. 1명의 유저 데이터로는 프로파일링을 못하지만, 많은 사람의 데이터가 모일수록 프로파일링은 더 정확해지거든요. 함께할 때야 비로소 유용한 지식, 함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인재들의 모임, 바로 Pabii의 핵심 철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