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출신 늦깍이 대학원생의 준비 for 데이터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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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12년차인 S대 경제학부 출신 학부 동기가 내년부터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을 간다며 준비할 사항에 대한 궁금증을 담은 메일을 보냈다. 준비가 안 된 줄은 알지만, 파비클래스 수업을 듣고 싶다면서 일정을 묻던데, 수업 찾아오기 전에 기초 수학&통계학 공부부터 먼저해라는 충고를 해 줬다. 일반에 공유해도 될 부분을 일부 발췌해본다.


(중략)

일단 내가 Deutsche Bank 2년 다니고 난 다음에 머리 포맷된 상태에서 이 수업 들었으면 이해했을까 생각해보면 아예 불가능했을 것 같거든. 니가 나보다 모자라다고는 절대 생각하진 않는다만, 기본적으로 석/박 유학갈려고 학부 고학년 때 수학/통계학 열심히 들은 애들 대상으로 하는 강의라서 돈만 버리고 시간만 낭비할게 너무 뻔하게 보여서 수업 오지마라고 권하고 싶다.

XX학교 대학원은 생각보다 쉽게 가르치는걸로 알고 있어서,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정말 파비클래스 듣고 싶으면 1년쯤 학교에서 고생하고 찾아오는게 맞을 것 같다. 못 믿겠으면 짧은 동영상으로 풀어놓은 수학&통계학 기초 강의 들어봐도 되는데, 대학원 한 학기 다니고 나야 그 기초수업 이해할듯.

타 대학 경영학과 출신인데 XXX로 Data Science 프로그램 간다는 직장 동료라는 분은, 프로그램이 정말로 Data Science라면 1학기 끝나고 학교에서 쫓겨날 것 같은데, 아마 문과애들 대상으로하는 Data Analyst 쪽 프로그램 어드미션을 받았거나, 결국 거기로 강제 Transfer 될 것 같아 보인다. 경제과도 유학 준비용으로 수학 공부 안 했으면 힘들텐데, 경영학과는 더더욱 힘들꺼야. 입사하기 전에 본인이 Finance PhD 준비하면서 엄청 수학 공부하신 분이 아니라면.

나도 뱅킹 그만두고 유학가서 첫 1년간 엄청 고생했었거든.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배기도록 공부해도 따라가기 힘들더라. 그 석사 시절에 우리학교 경영학과 수석 졸업이라는 애가 삼X 장학금까지 받고 첫 해에 학부 고학년 경제학 수업 듣는 조건으로 경제학 석사 왔다가, 첫 해 끝나니까 Management쪽 석사로 보내버렸어. 경영학과에서 학점 잘 주고 내용없는 영어 강의만 찾아다닌 꼼수로 학점만 높았던 친구였는데, 진검승부하는데서 완전히 털린거지. 박사 시절에 TA하던 석사 수업에서 공대 출신 인도애들 2명이 수학 증명하는 추상화 능력이 너무 부족하길래 Extra class가 더 필요한거 같다고 그랬더니 아예 집에 보내버리는 것도 봤었다.

너무 무리하지말고, 그냥 MBA보내주는거 대신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쉬면서 석사 학위 하나 받는 걸 추천한다.

바닥을 깔면서 학교를 다녀도 눈이 열리는건 많을꺼야. 바닥깔아주는게 안 익숙하겠지만, 각오해야지 뭐ㅋㅋ

나 박사 공부할 때, 울 학교 수학과 출신 선배님이 MBA로 들어와선 욕심낸다고 내가 조교하던 수학 수업 하나 들어와서 엄청 고생하셨던 기억도 나네. 진짜 열심히 하셨을텐데, 못 따라 오시더라. 본인이 바닥이라는거 인식하시곤 박사 지원 안 하고 국내 어느 기업에서 조용히 사시는걸로 안다.

(중략)

구글에서 문과생을 위한 데이터 사이언스 어쩌고 같은 질 낮은 정보 찾지말고, 그냥 학부시절 봤던 경수, 경통, 계량책을 다시 보는 걸 추천한다. 그정도만 “잘” 알아도 대학원 다 따라갈 수 있음.

이왕 가는 대학원인데, 좀 재밌게 수업 들어야지. @.@ 상태로 앉아있음 괴롭다ㅋㅋ 겪어봐서 앎 ㅠㅠ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 졸업하는 시점에 학부시절 황XX 교수님 계량 기말고사만 다 풀 수 있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기대치를 낮추라고 한 줄 더 단다.


(Source: MBC 무한도전)

감이 잘 안 오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지난 며칠간 파비클래스의 기초 수업 중 하나인 수학&통계학 수업 게시판에 올라왔던 질문/답변들 2개만 공유한다.

수학&통계학 훈련이 된 분들에게는 전혀 어려운 내용이 아니겠지만, 어느 수준까지는 아래와 같은 고민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질/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수업을 듣고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대략 학부 고학년 중 대학원을 준비하겠다고 차곡차곡 수학&통계학 공부를 한 분들이 이 그룹에 속하는 것 같다.

(욕먹을 각오로 첨언하면, 학부 3학년 계량경제학 수업 기말고사 범위 수준의 질문/답변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알고 “데이터 사이언스” 하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