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의 사탑 – 비전문가들의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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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의 사탑의 공 떨어뜨리기 실험을 생각해보자.

이미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무거운 공이나 가벼운 공이나 중력이 작동하는 방식이 똑같기 때문에 바닥에 떨어지는데까지 걸린 시간도 똑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식이 없는 사람은? 사실 그런 바보들을 위해서 위의 실험이 진행되었던거다. 이론은 이해 못해도 최소한 눈으로 보면 이해하겠지.

눈으로 보여줘도 거짓말이다, 우연히 지구가 기울어져 있었을 뿐이다 등등으로 우기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없겠지만.

그나저나 저 실험은 준비물에 비용이 별로 들지 않았던 고대 과학지식 수준이라 실험도 상대적으로 간단해보인다.

요즘은 어떨까?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지식인들은 Thought experiment 만으로 검증할 수 있는 수많은 과학적 지식들을 무지한 외부인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실험”이라는걸 한다.

가끔 그 “실험”이 엄청나게 커질수도 있는데, 현대 물리학에서 입자 가속기를 이용해 두 물질이 충돌할 때 빛의 속도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증명한바 있다. (그 Thought experiment 또는 수식 기반의 증명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지식을 “실험”으로 보여달라는 요청에 지름 100km가 넘는 거대한 원형 터널을 만들었다. (링크) –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음은 인정한다)

(요청 대응 – 실험 결과물 링크,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말들이 나왔던 내용인데, 물리학도가 아닌 관계로 함부로 맞다 틀리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지식이 없어서 죄송할 따름이다. 링크

+ 중성미자는 빛보다 빠를 수 없고, 단순히 중성미자의 속력 측정 오류로 판명난 결과라는 정보를 받았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례를 글 논지의 유비추리 사례로 이용해서 물리학도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렸습니다. 이 부분에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솔직히 지구인의 최소 지식 수준이 입자물리학자들 수준이었으면 저런 “기초적”인 실험은 할 필요도 없었을지 모른다. 저 실험은 이미 했다고 가정하고 실제로 빛의 속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응용처를 고민하고, 거기에 맞는 설비를 지었겠지. 실험용 터널 공사 대신 빛의 속도 이상으로 물질 이동이 가능한 HyperSpace Engine 만드는데 100조원을 쓰는건 어땠을까?

누군가는 인류 지식의 진보라고 정치적인 수사를 쓰겠지만, 사실은 어마어마한 비용의 낭비였다.

그럼 어떻게하면 비용을 아끼냐고?

(Source: ScienceMag)

잠깐, 왜 실험이 필요했을까?

A라는 결과물이 나온다고 그러는데, 이론을 모르는 “바보“들은 A라는 결과물이 나오는지 믿지를 못한다.

그렇다고 이론 공부는 못 하겠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실험”을 해서 눈 앞에 보여달라고 한다.

말을 바꾸면, 당신에게 “실험”이 필요한 이유는 당신이 “바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합리적인 이론이 있다는 가정이 전제되어야함은 인정한다.)

자, 이런 관점에서 어떻게하면 비용이 절감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자.

 

비용절감법 1 – 그냥 믿어라

제일 간단한 방법이다. (돈만 갖고 있는) 바보들이 그냥 지식인을 믿으면 된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실제로 타이틀만 보고 유사과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곧이 곧대로 믿는 경우가 널려있다. 새로운 과일 하나를 수입하면 영양학자들 팀 몇 군데 고용해서 어디어디에 좋다고 홍보하는 “연구” 한 다음에 자료를 신문기사, 블로그, 유튜브 같은 곳에 막 뿌린다. 영양학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 홍보 내용에 따라 그 과일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선입견을 갖게 된다.

바보 너무 무시하는거 아니냐고?

예전에 어느 학교 의대 노(老) 교수가 비타민C가 몸에 엄청좋고, 어차피 수용성이라 물에 녹고 몸에 축적되지도 않으니까 매일 엄청난 양의 비타민C 영양제를 먹으라고 방송에 나와서 떠든 적이 있다.

그 밑에서 박사전공하던 친구 하나가 인체 기전을 놓고 볼 때 부작용으로 철분이 많이 쌓이고, 배뇨 문제로 요로결석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사람들이 안 믿는다고 분노를 표현했었다. 결국 그 친구는 미국으로 포닥을 갔고, 외국 저널 이름을 걸어놓으니까 사람들이 드디어 자기 말을 믿는다고 한국인의 지식 습득 양태를 놓고 온갖 불평을 늘어놨었다.

바보 무시할만한가?

무시당하기 싫다고?

 

비용절감법 2 – 공부해라

그 다음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방식은 그 바보들이 공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동급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Thought experiment의 어느 부분이 틀렸는지 지적하고, 맞는 부분을 이해하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다. 말 몇 마디만 하면 되니까 매우 빠른 속도와 낮은 비용으로 “검증”이 가능하다.

그 바보들이 공부하는게 얼마나 큰 비용이냐고 물을텐데, 바보가 진짜 바보인지, 단지 공부를 안 한 똘똘이인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똘똘한 사람이었다면, 의지를 갖고 공부하기 시작하면 최소한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말을 바꾸면, 지식의 습득 방식이

  • 단순 정보 암기
  • 논리적 이해

중 어느 쪽을 따르는 사람인지에 따라 공부해서 Thought Experiment에 대한 반박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저 위의 비타민C 영양제 사건에서 평소 지식 습득 방식이 단순 정보 암기였던 사람은

  • A학교 B교수가 비타민C는 몸에 좋다고 했음, 많이 먹어도 상관없다고 했음
  • Z학교 Y교수는 비타민C가 몸에 좋은 것은 맞으나, 과다복용하면 문제가 있다고 했음
  • 비타민C 메가도스법, 비타민C 과다복용 부작용 – 논란이 있는 듯

이렇게 두 개 문장과 헤드라인을 외운다. 한국 신문들이 딱 요 수준이다. “단순” 정보 전달.

평소에 논리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지식을 습득하던 사람은

  • 인체 기전을 볼 때, 비타민C가 항산화 효과가 있는데,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이유는 적혈구의 기능을 XXXX 하기 때문이고,
  • 반대로 적혈구가 XXX 기능을 하기 위해서 YYY 작용이 일어나고, 몸 속의 영양소 K, M, N을 끌어다 쓰게 되고….

와 같은 방식으로 비타민C가 몸에 왜 좋다고 하는지, 왜 과다복용시 부작용이 생긴다고 하는지 이유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 조사를 한다.

지식인 사회에서 “논란이 있는 주제“라는 내용은 거의 대부분 위와 같이 만들어진다. 바보가 자료조사를 안 하는 동안 바보같은 주장을 한 어떤 집단이 “바득바득 우기기”를 시전하고 있고, 지식을 전달하는 신문, 뉴스 같은 채널들도 지식에 대한 판단을 포기하고 있다.

즉, (제대로 된) 공부를 안 한다.

공부해라고 하면 보통 공부해봐야 소용없다. 공부하는 애들이 꼭 이상한 정보에 현혹된다고 그러더라. 장담컨데, 그 분들은 단순 정보 암기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렇다. 최소한 논리적 이해의 수준이 굉장히 낮거나,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이해를 했기 때문이겠지.

그럼 논리적 이해의 수준을 어떻게하면 높이냐?

 

비용절감법 3 – 학교를 세워라

위의 1,2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려고보면, 결국 왜 학교라는게 설립되어야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제대로 지식을 갖춘 사람이 자신의 지식을 전파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그 지식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면서 새로운 지식이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틀린 부분들도 끊임없이 수정되고, 일반인의 지식 수준이 높아지고, 가짜 사기꾼도 점점 발을 붙이기 힘들어진다. 바보가 아니니까 안 속거든.

근데 AI대학원이라는 곳에서 가르치는 교재나 배우고 있는 학생들 상태를 보니 학교만 세운다고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당장 파비클래스 듣고 가신 분들이 반년 후에 복습했다며 보내주는 결과물 상당수의 퀄리티를 보면….

회사들이 헛 돈 써서 실력없는 직원만 자꾸 뽑을게 아니라, 그냥 잘하는 사람 찾아서 외주 주라고 하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니까..

 

현재 한국의 상태

현재 한국의 상태는 비용절감법 1에 멈춰있다.

왜? 2번도 많이 시도하고, 3번을 위해서 학교까지 있지 않냐고 되물을 것이다.

자, 2번처럼 적극적으로 공부하고나면, 굳이 수천억을 들여 100km 터널 공사를 하지 않아도 실험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만큼의 지식이 쌓여야하는데,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2번으로 공부했다는 사람들 대부분은 AI를 이용한 주가 예측이 가능하다는 수학적으로 틀린 (=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에 현혹되어 있다. 누구누구가 된다고 하더라, 어디 학교 출신이더라 이런 지식만 주워담고, 무슨 논리로 계산하는지는 이해 못한다. (아니 시도도 안 한다. 그저 단순 정보 암기 작업이 자기에게는 “공부”거든 )

주사위를 던지면 몇이 나올지 맞출 수 있는 확률을 AI를 이용해서 높일 수 있다고 이야길 하는데, AI라는걸로 되겠지라는 근거없는 믿음만 있지, 정작 도대체 그 AI는 어떻게 계산이 돌아가길래 랜덤 숫자인 주사위 눈도 맞출까는 생각조차 안 한다.

공부를 한다는게 영어로치면 고급 문장을 쓸 문법, 작문을 배우는게 아니라, (최신) 슬랭 몇 개 주워담으면서 영어 잘하는 사람인것처럼 거들먹거리는 것이다. 그래놓고 토익 990점이면 영어 초특급 전문가라고 치켜세워주는거다.

쪼끔 공부암기해놓고는 “통계학에서는 그렇겠죠. AI에서는 다르답니다. 알파고를 보세요.” 이딴 소리를 하거나,

AI라는게 통계학 계산법들이라는걸 이해하고 더 책을 뒤져보니 통계학 기초가 부족해서 손을 못 댄다.

이 상태에서 머리를 더 쓰기 싫으니까 결국 100km 터널 공사라는 큰 삽을 떠서 아까운 자원을 낭비시키는 선택을 하거나, (거의 대부분은) 아예 도망간다.

왜 1번에 멈춰있냐고? 왜 2번조차도 제대로 진행 안 되느냐고?

위에 길게 답을 써 놨다. 2번을 하는게 단순 정보 암기만 할 줄 알지, 논리적 이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논리적 이해를 위해 지식과 씨름하고 구조도를 그리고… 이런 작업들을 대학 교육 과정에서조차 안 해 봤거나, 하기 귀찮아서 무작정 외우고 시험쳤기 때문일 것이다.

말을 바꾸면, 멍청한데 게으르다. (근데 멍청하다고 그러면 화낸다.)

 

현재 한국의 상태 – 사례 1

어느 VC와의 미팅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다.

해당 데이터 처리는 타겟 데이터가 정규분포를 따를 가능성이 높으니까 Factor Analysis를 통해서 필요한 특성들을 추출하면 될 것 같다고 답변을 했는데,

이렇게 이미 다 알고 있는 오래된 계산법으로 투자 받으시려고 그러세요?

라고 말씀하시더라.

참고로 이 분은 필자가 한국땅에서 가장 존경하는 VC분이다. 아는체 조차 안 하고 싶은 게을러터진 보통의 VC가 안 하는 자료조사를 철저하게 하시는 건 물론이고, 만나는 자리마다 이 분보다 더 합리적인 질문을 하셨던 분을 아직 VC업계에서 만나본 적이 없는데, 그런 분께 저런 어이없는 질문을 받고 잠시 할 말을 잃었었다.

Y값 데이터가 정규분포를 따르면 가상 X변수인 숨겨진 변수들도 정규분포의 선형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걸 알려드리긴 했는데, 얼마나 이해하셨는지 모르겠다.

계산법이 얼마나 오래되었냐, 최신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목적 데이터에 맞는 계산법이 다 따로 있고, 어떻게 데이터 전처리를 해서 목적값을 찾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도메인 지식 + 데이터 전처리 지식 (DB지식, 통계학 지식 등등)이 필수인데, 계산법 이름을 어디서 한번 들어봤다고 아는체 하시려던거라고, 워낙 성실하시던 분이니 한번만 예외를 준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다. 담번에 만났을 때도 그러시면 지식 습득 방식이 “단순 암기“에 고정된 분이라는 확신이 생길듯.

 

현재 한국의 상태 – 사례 2

어느 기업 관계자와의 미팅자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인공지능이라는게 사기고, 사실은 통계학을 특이하게 쓰는 방법이라는건 파비블로그를 장기간 읽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하고 있단다. (이 코멘트 만으로 이미 이 분은 국내 상위 1%의 인공지능 전문가라고 불러드리고 싶었다.)

근데 자기네 회사 데이터에 그 계산법을 적용하려면 일단 “검증”을 해봐야 한단다.

그래서 NDA에 서명하고, USB로 데이터 받은 다음, 그 데이터를 여러 스텝에 걸쳐 가공해서 그 분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보여줬다. (나름대로는 그래프로 그려보고, 고민을 많이 했었다. 비슷한 내용이 담긴 위의 예시 그래프 참조)

그러니까 자기네가 준 데이터가 아니란다.

저희가 드린 데이터로 바로 한번의 계산으로 결과물이 나와야지, 이렇게 가공을 여러차례 하면 이미 다른 데이터 잖아요

이뭐병… 이런 수학적인 전처리 작업은 데이터로 계산할 때 필수라고 답변을 해 줬는데, “딥러닝”이라는걸로 한번에 계산할 수 있다는 다른 회사에 의뢰하겠다고 최종 답변을 들었다.

1년반도 더 지난 아직까지 그 서비스 출시 못하셨는데, 사기치는 회사에 의뢰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못하신거길 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모델을 훔쳐서 자기네가 직접 적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데이터 전처리를 여러차례 거칠 수 밖에 없는 모델을 보여주니, 자기네가 못하는거라는 생각에 진상짓을 했던 것 같다.)

 

현재 한국의 상태 – 일반 사례

길게 이야기할 것도 없다. 보통 기업 미팅을 가면 공통적으로 듣는 말 한 줄로 요약 된다.

실험해 볼 수 있나요? (논리적인거 그런거 몰라!! 눈에 보이게 해 달라고!!!)

좀 더 심한 경우는?

저희가 잘 몰라서요 (그렇지만 절대로 이해할려고 시도는 안 할거라서요)

머리 나쁘고 & 게으른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절대로 뇌가 작동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뇌는 오직 쉬기위해 존재한다.

겪어본 사례 중 가장 심한 경우는?

아, 저희는 Tech 회사들과만 거래합니다.

참고로 필자에게 저 문장을 자기 입으로 읊은 분의 명함에는 떡하니 “공학박사”가 찍혀있다.

가끔 공학박사들 모인 연구소라는 곳에서 Data Science 역량 키우고 싶다고 강의해달래서 가보면 첫번째 질문을 수도 없이 듣게 된다. 자매품으로

어차피 이론은 모르니까, Case Study 좀 만들어 주세요

라고들 한다. 그렇게 이론 모르는채로 박사 디펜스는 어떻게 할 수 있었나? 그나저나 그 Case Study 하나 만들려면 몇 억짜리 컨설팅 프로젝트 하나가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는 있으신걸까?

필자는 속으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넌 여태까지 공부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안 하고 싶고, 심지어 공부 방법마저 게으르구나

 

나가며 – 다른 전공은 어떤가?

문득, 첫 직장으로 외국계 증권사 막 들어간 사회 초년병 시절, 후배들이 취직 안 된다고 징징대던게 생각난다.

경제학과 후배가 필립스 곡선이 뭔지도 설명 못하고, 환율이 갑자기 움직일 때 수출/수입 값이 어떻게 바뀌는지 설명 못하길래 어디가서 경제학과라고 그러지 말라고 꾸중했던 적이 있다. 경영학과 후배한테 감가상각 10을 더하면 나머지 재무제표 어떻게 바뀌냐고 묻는데 아예 대답을 못하길래 회계, 기업재무는 안 배운 반쪽짜리 경영학과라고 소개해라고 놀렸던적도 있었다.

나중에 박사 중 면접 온 신입생이랑 밥 먹으면서 실력 테스트하라길래 Eigenvector가 뭐냐고 물었는데 꿀먹은 벙어리였던 Midwest 어느 유명대학 수학과 출신 한국인도 기억난다.

필자가 학부 졸업하고 증권사 취직하던 시절, 대학원 재학 중 박사가겠다고 면접보던 시절에 들었던 질문들이다. 경력직이 아니라, Entry들에게 하는 질문이라는 뜻이다. 생각 안 해 봤던 내용이면 당황스러울수는 있지만, 잠깐 시간을 달라고하고 곰곰하게 생각해보면 자기 전공으로 논리적으로 지식을 쌓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묻는 사람도 지식이 있는지가 아니라, 그런 논리적인 사고가 되는지 확인하려고 묻는다.

대답 못했던 그 분들은 최소한 자기가 모르는걸 부끄러워할 줄 알았는데, 피상적인 공돌이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문제는, 자기들이 뭔가 매우 심각하게 중요한 지식을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우기기만 한다는거다. 아마 지식 습득이 논리적인 이해가 아니라 피상적인 암기 지식 수준이어서이지 않을까? 좀 놀라운 사실은 이런 학습 태도가 공대에선 고졸-학사-석사-박사 학위 수준에 영향을 안 받더라. (다른 전공도 모르는건 피차일반이지만, 공대 교육자 분들께서 모르는 학생들이 이상한 편견을 안 가지도록 좀 더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다.)

학부 졸업하던 Fresh memory 때도 지식이 없던 저런 친구들이 10년이 지나 다 까먹은 상태로 회사 중요 포지션에 가 있으니 의사 결정이 제대로 내려질리가 없다. (사회 초년병 시절 봤던 10년 위의 선배들처럼 술 퍼먹고, 학생운동하다 취직한것도 아닌데…) 회사 오너가 미친척하고 돈을 지르면 뇌를 써서 이해하는 대신 돈낭비인 100km 터널 공사를 하고, 아니면 그냥 열심히 하는 체만 하다가 프로젝트 갈아타면서 시간만 때우는거다. 그것도 아니면 자기가 전문가인것처럼 암기위주의 피상적인 지식만 주워담고, 그런 옛날 계산법은 구식이라는 식으로 개념없는 소리 하거나, 데이터 전처리라는게 모델링 작업의 일부라는걸 이해 못(or 안) 하고 사기꾼 회사에 돈만 퍼날라주고 있다.

이 모든 문제는, 학부시절부터 열심히 공부했으면 해결됐었다. 굳이 100km 터널 공사를 하지 않아도 실험 결과물을 예측할 수 있으면 그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것처럼, 기초부터 착실하게 논리와 체계를 쌓아올라가며 열심히 공부했으면 됐다.

최소한 평소 지식 습득 습관이 논리적, 체계적이기만해도 해결되지 않았을까?

당신들의 게으름(& 멍청함)이 낳은 무지가 오늘 하루도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