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이 제일 열등한 모델인데 몰랐어? –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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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이 제일 열등한 모델인데 몰랐어? 가 공개된 후 받은 여러 메일 중 시장 인력들의 한계에 대한 불평에 대한 공감 이메일을 공유하는 중이다. 몇 분 더 불만 사항을 담은 메일을 보내주셨는데, 다들 회사 상황에 대한 설명이 담긴 탓에 외부 공개를 원하질 않으셔서 이번 시리즈는 짧게 정리해야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직접 경험이 담긴 내용은 없지만 인터넷 상에 올라와 있는 여러 컨텐츠들에 대한 불만을 담으신 분의 글 하나를 더 공유하는 것으로 피날레를 정리한다.

강도 높은 문구가 여럿 있어서 일부 수정했음을 미리 밝힌다.

파비블로그의 글들을 보며 고마워는 못할망정 불만과 욕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표현을 아무에게나 쓰지 않습니다.

여기서 ‘아무에게’라는 말은, 예를들면 삼성에서 매년 끝내주는 신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연구소에서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는, 정말 그쪽분야에서 공부를 많이 하신 그런 분들이지요.

(비슷한 예로 경제학 or 수학같은 분야에서 공부 정말 많이해서 우리들의 일상에 알게 모르게 도움주시는 이런 분들에게도 해당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용은 오직 판/검사, 의사 이런 직업에게만 국한된 선망과 부러움의 표현이며,

(하지만 수학지식은 고등학교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 고등학교 수학 증명하는 정도만으로 자기는 머리가 좋고 따라서 어떠한 문제가 자기 앞에 주어져도 해결 할 수 있다는 오만 투성이지만, 신이 보기엔 우물 안 개구리보다도 못한 존재들)

이런 판/검사들이 청와대, 국회 우리나라의 정책을 결정하는 대부분에 포진하며 그들 사이에선

‘너 혹시 게임 이론아냐? 작년 노벨상 경제학 수상한 이론의 원리아냐?’

가 아니라

‘너는 사법연수원 몇 기니?’

밖에 따질 줄 모르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마찬가지 맥락에서 빅데이터/AI는 개발자/전산학의 영역이라고, 마음 편하게 정해버리고 밀어주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나서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사람 또한 드물다는 사실입니다.

유투브에 머신러닝/딥러닝 관련 각종 컨텐츠를 보면, 100% 코딩 개발자들이 주축이 되어서, 이런 기술 놀랍다, 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 거다

이런 말들을 합니다. 상당히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이런 AI기술이 지배할 앞으로의 세계가 너무 기대되고 자신은 그런 세계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고무되어서 말합니다.

파비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글들은 이런 사람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분야에 매진하려면 필요한 것이 수학이다. 그러니까 수학공부를 제대로 해야 이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라는 정말 우리나라에서 아무도 해주지 않는 (왜냐면 모르니까) 고마운 얘기를 남들한테 욕먹을 것 뻔히 알면서도 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사람들에게 욕먹으시는 모습을 보니 예전에 들었던 재미있는 일화가 떠오르네요.

한 대치동 물리강사가 예전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할 때, 한 학생이

‘왜 질량이 있으면 중력이 작용하냐?’

라는 질문에

‘그건 신의 섭리기 때문에, 나는 잘 모른다, 뉴턴도 모른다라고 했다’

라는 답변에, 그 학생의 학부모와 학원원장이 선생이 실력이 없는 것 아니냐? 몰라도 공부를해서 가르쳐야지라며 자신을 질책하는 모습에 황당했다라는…

이 이야기는 과학의 문외한들이 모이면 이런 참담한 결과를 낳는다는 얘기로 끝을 맺습니다.

누군가 내가 잘 몰랐던 가르침을 주면(것도 공짜루) 무척 고마워하고 이를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런 마음의 자질 조차 갖추진 못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고, 다시 한번 우리나라는 그 무엇보다 교육을 뒤짚어 엎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년간 더 고생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올바른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무시하고 조롱해왔다.

굳이 따지자면 Data Scientist로 소개할 때, 사기꾼 보는 눈빛, 개발자냐고 오해하는 눈빛, Data Analyst냐고 오해하는 눈빛을 많이 받았던 탓에 답답함이 있었고, 비전문가인 분들이 내 사업 모델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시장에 남겨놓은 탓에 피해를 보는 부분에 대해서 불만이 심하게 많았다. 억울함과 분노가 무시와 조롱으로 표현되었지 않다면 아마 경멸과 폄하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그동안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곳에서 혼자서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생각에 외로움도 더해져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응원 메일을 받고나니 이제 좀 뭐랄까, 악에 받친 글은 그만 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리즈 글 1편 “딥러닝이 제일 열등한 모델인데 몰랐어?” 가 페XX북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갔다고 알려주시던 수강생 한 분이, 댓글에 어투는 강해도 내용에는 공감간다는 류의 댓글이 여럿 달렸다고 하시더라. 처음 파비블로그를 열었을 때만 해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는 통계학 석사 출신 수강생의 후기를 생각해보면, 지난 3년 사이에 확실히 시장이 많이 성숙했음을 느낀다.

내 사업 모델을 시도했던 사람들이 실패한 이유가 그들이 비전문가여서라는 걸 설명하기 위해 노력할게 아니라, 내가 전문가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도 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된다.

여기저기서 강연 요청, 세미나 참석 요청이 오면 일절 거절했었는데, 이젠 적극적으로 이곳저곳에 수학의 중요성, 전문가의 필요성을 알리는 자리를 만들어봐야겠다.

국책 연구소 몇 군데랑 발표 자리를 고민하는 중이고, 그 중 몇몇 주제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세미나에서도 발표한다.

시간 날 때마다 풀어보는 대학원 기출문제들로 얻은 지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시장이 빠르게 성숙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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