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데이터로 돈을 못 버는게 당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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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3법이 통과되고 난 덕분에 마이데이터 사업이나 데이터 결합전문법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간다. 찾아와서 어떻게 돈 벌 수 있겠냐며 묻는 분들도 부쩍 많아졌다. 근데,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데이터 합칠 수 있으니까 이제 돈 벌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희망만 갖고, 니가 알아서 돈 버는 방법 가르쳐주면 너한테 감사비 쬐끔만 주겠다는 투다. 이게 단순한 컨설팅 업무, 혹은 외주 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작 업계 사람들은 위의 슬라이드와 거의 같은 느낌으로 바라본다. 데이터 원재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 가치를 제대로 쓰질 못하고 있고, 전문가라고 자기들이 찾아가는 사람은 평소에 자주보던 수준의 대장장이들이고, 결과물은 제사 지낼 때만 쓸 수 있는, 실용성은 제로인 세형동검에 불과하다. 번역판 신문기사들에서 어쩌다 용광로와 스텔스기 같은 정보를 듣기는 했는데, 이런 고급 가공 작업이 대장장이가 망치질 좀 더 잘하면 되는 줄 알지, 용광로 건설비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스텔스기 전용 표면 반사처리 설비는 얼마가 들어가는지, 기술력은 얼마나 필요한지, 말을 바꾸면 데이터 산업에 얼마나 뛰어난 수학 모델 지식이 필요한지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형동검도 소장용 기념품 급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고고학자들이 발굴해낸 신석기 유물 수준으로 만들고 있는데 그걸로 어떻게 돈을 번단 말인가? 현재의 국내 기술 인력을 투입해서 데이터로 돈을 못 버는건 당연한 이야기다.

하긴 이해를 하셨으면 아래의 사례 같은 경우가 나타났을 것이다.

3년쯤 전, 전 직장을 나오고 막 창업했던 무렵, 어느 DSP (타게팅 광고 서비스) 회사 대표 분이 필자를 채용하려고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알고보니 경제학 박사들이 제일 필요하더라

남의 회사 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학부, 석사 이후로는 경제학 박사와는 좀 떨어진 학문을 했다며 자리를 피했었는데, 그 분이 공학 박사 공부를 하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제대로 된 포인트를 잡고 있다는 점에서 존경심을 갖고 나왔던 기억이 있다.

데이터 모아놨으니까, 사놨으니까, 초대형 서버를 만들었으니까 잘 되겠지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공돌이들을 얼마나 많이 봤나? 마치 대장간을 최신 설비로 갖춰놨으니 이제 세형동검보다 더 멋진 철강제품 나오겠지라고 착각하는 수준인 분들과 비교하면 실례라고 생각할만큼 경험치와 지식이 쌓인 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까막눈이라) 좋은 인력보는 눈은 없지만, 일단 학벌 좋은 인력, 학력 높은 인력은 모아놨으니까, 이제 돈 벌어오라고 하면서 나는 생각 하나도 안 하겠다는 베짱이 심보를 가진 분들과 달리, 어떻게 써야하는지 아이디어를 도저히 못 내겠으니까 그런 고민하며 수리통계학 모델 만드는 공부를 한 경제학 박사들이 이 업무에 최적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저런 말씀을 하셨을 것이다.

데이터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면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모델화 할 수 있는 수학/통계학 지식이 필수인데, 정작 AI가 모든걸 다 찾아준다고 착각하는 가짜 전문가들이 아직도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다닌 덕분에 발생하는 시장 불경제 (Negative Externality) 사례 몇 개를 공유해본다.

 

정치권 – 데이터만 있으면 되겠지

2021년, 2022년에 굵직굵직한 선거가 다가온다. 파비뉴스인터넷 선거보도 심의위원회에서 심의대상 인터넷 언론사로 신규 지정되고, AI빅데이터 전문가 초빙 관련 요청 등으로 각 정당 관계자 분들을 여러차례 만나는데, 이들에게 질문을 받으면서 원래부터 앓던 정치혐오증이 중증에서 말기로 진화한 것 같다.

XXX에서 데이터 사오면 선거에 이길 수 있나?

이런 인간들이 정치하면서 국민 혈세 배분을 결정하고, 나라의 정책을 이끌고 있다니…

(술, 담배 계속하지만) 이 야채주스만 마시면 백년 살 수 있나?

라는 질문을 받으면 야채주스 세일즈맨들이야 당연히 그렇다고 (아니 120년 살 수 있다고) 하겠지만, 의사들은 뭐라고 대답할까? 어이없어하거나,

계속 속고 사세요 쯧쯧

이러지 않을까?

선거 때 국민에게 표를 달라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질문을 이렇게 했어야 한다.

XXX에서 데이터 사오면 YYY 정책의 효과를 미리 검증할 수 있나?

XXX에서 데이터 사오면 YYY와 유사한 정책이 유권자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렸다는걸 검증할 수 있나?

해당 데이터가 담고 있는 정보가 특정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는데 유의미한 정보인지, 그 때 어떤 테크닉이 필요한지를 공부하는게 보통 박사과정 훈련이 장착해준 능력이기 때문이다. 본인들 중 상당수가 박사 출신인데, 이런 생각없는 질문을 하기전에 자기가 받았던 학문적 훈련을 한번쯤은 되살려 볼 법 했을텐데?

데이터만 있으면 갑자기 엄청난 정책들이 우르르 다 튀어나오겠지, 그 정책들로 유권자의 표를 받을 수 있겠지, 정책도 필요없이 데이터만 있으면 표를 받을 수 있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이 원인일 것이다.

물론 더 큰 원인은 AI라는게 무조건 몰라도 알아서 척척척 다 갖다준다는 잘못된 홍보가 개발자들의 망상과 함께 부풀려졌기 때문이겠지.

철광석만 있으면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F-22 전투기가 나오나?

데이터 활용으로 엄청난 선거 전략이 뽑혀나와서 바보가 나와도 당선된다는 거짓말을 해야 세일즈를 할 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드시죠?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런 굽신굽신 태도는 덤이고. (어느 관계자 분이 날 더러 어려운 설명 집어치우고 이렇게 영업해라더라ㅋㅋ)

제대로 된 컨설팅 업무를 하는 회사라면, 데이터를 팔겠다는 회사들 입장에선 좀 비싸게 받으려고 뭔가 머리를 쥐어짜야될텐데, 정치권에서 뭘 요구하는지 알아야 맞춰줄꺼 아닌가? 정당마다, 담당자마다 고민하는 정책이 있고, 고민하는 선거 전략이 있어야할텐데,

(짐은 생각 하기 싫도다. 비천한 너가) 아이디어를 내주면 (짐이 결정하겠노라) 우리가 결정하겠습니다

같은 태도다. 결국엔 데이터 모델 구매자는 이상한 똥볼만 차고, 판매자는 수학/통계학 지식 제쳐놓고 바보들이 알아먹을만한 단순한 그래프만 그려서 팔아넘기고 끝나는 시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더라.

미국에서 내 논문을 백악관에 팔아먹으려던 정치 컨설팅 회사가 우리를 학회 초청도 해주고 자기네 사무실에 불러 발표시키고, 거기에 백악관 담당자를 불러서 온갖 종류의 질문을 다 한 끝에 백악관의 금융규제정책 White Paper에 일부 실리는 사건이 있었는데, 정책 하나 나오려고 그정도 지식인들이 치고박치기하며 지식을 정교화하던 것과 대비해서,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야채주스 장사꾼들만 돈벌고, 의사는 답답할 뿐이다.

 

정부 관계자 – 법만 만들면 되겠지

여전히 AI는 공학이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착각에서 한발자국도 못 벗어나고 있다. 이거 통계학 중 일부고, 프로그래밍 하는 애들의 99.99%는 무슨 뜻인지 이해도 못한다는 사실을 눈 앞에서 검증해줘도 생각없는 로봇이더라.

이런 한심한 정책들을 까는 글을 쓰려니 본의 아니게 인터넷 선거보도 심의위원회에서 심의대상 인터넷 언론사로 승인을 받아야 되더라. 파비뉴스가 해당 언론사로 승인 받을 때까지 2020년 12월 기사 반박 글을 묵혀뒀던 이유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3법이 통과되었다고 이걸로 사업해보려던 회사들과 겪은 문제인데, 데이터 결합전문법인에서 결합을 하려면 USB에 데이터 담아서 제출해야한단다. 결합 1건에 2백만원이다. 왜 API 콜로 실시간 처리하는건 못하게 막아놓음?? 혹시 PC통신도 없던 1980년대인가? 디스켓에 담아서 보내주는거?

이걸 정부 담당자 분한테 물어봤다. 이렇게 USB로 결합하도록하면 해볼 수 있는 사업도 못하는 경우가 어마어마하게 많을텐데, 그냥 법안 통과시켰다고 언론플레이만 한 거 아니냐고.

시대는 초단위로 업데이트 되는 데이터를 결합적용하려는 시스템을 요구하는데, 정부 관계자들은 API 콜로 데이터를 전송 받는다는 개념 조차도 없고, 그저 자기가 평소에 자주 보던 USB에 데이터 담아서 보내면 되겠지라는 1980년대 AT컴퓨터 3.5인치 디스켓 쓰던 마인드로 법을 만들어놨다.

철광석 가공하려고 용광로 만들려니, 규정대로 대장장이용 거푸집 밖에 승인을 못해주겠단다. 22년을 자기 발로 뛰어다녀서 나라 지도 만들었더니 반역죄라고 처형당한 대동여지도 김정호 생각나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 무조건 틀어막기 바쁜 분들에게 법이 통과된 것 자체가 귀찮음 레벨 1 올라가는 상황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복지부동 마인드를 갖춘 국가 시스템의 국가에서 Positive list 계열법이 과연 유의미한가는 생각을 여러번 해 봤다.이렇게 법의 세부 시행령을 만들면 어떤 비지니스가 생겨나고, 그래서 어떻게 제어하고, 어떤 조건을 달아줘야하고 같은 생각을 하고 법을 만들면 Positive list로 충분히 공감을 하겠는데, 문제 생길 것 같아 보이는 부분 전부 다 차단한다, 이 법으로 사업을 하건 말건 나는 모르겠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울꺼다는 마인드로 법을 만들어 놨으니 무슨 도움이 되나? 못하는 것만 정하는 Negative list 계열법이 적어도 신사업 분야 법령에는 더 합리적이지 않나?

아, 입법기관이나 행정기관이나 법 만들 때 공청회라고 하면서 실무자는 안 부르고 정년퇴임 직전인 할배들과 실무해 본 적 없는 교수들만 부르는거 맞지? 괜히 2.5인치도 아니고 3.5인치 디스켓 쓰던 마인드의 법이 나온게 아니다. 아니 카세트 테이프에 저장하던 시절 마인드인가?

 

기업들 – 사람만 뽑으면 되겠지

정치권, 정부 관계자들만 답답한 소리하는게 아니라, 자본주의의 최선봉에 서서 생존투쟁을 하는 기업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어느 메이저 카드사와 데이터 결합하던 회사 분들과 미팅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다. 1건 2백만원을 주고 과거 2년치 데이터 결합하고나면 다음 스텝을 뭐 생각하는게 있냐고 물어보니 아무것도 없단다. 여태까지 카드사에서 데이터 팔아서 1년에 20억 벌었다더니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보니, 단순히 이렇게 USB에 데이터 담아서 팔아서는 돈을 못 벌었고, 데이터 정리한 보고서 만들어주고, 화면에 띄워주는 시스템 만들어주면서 1년 내내 세일즈 인력, 지원 인력 뺑뺑이 돌려서 받은 돈 합계가 20억이란다.

말을 바꾸면, 데이터는 있는데, 이걸 어떻게 써야하는지 아이디어를 낼 생각은 전혀 안 하고, 그냥 저급 인력 투입해서 20세기 수준의 결과물만 만들어서 인건비만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름만 ““데이터 팀이고, 팀 인원은 “스몰“팀, 실력은 “제로“라는건 안 비밀이다.

마이데이터 사업한다고 말들 많이 하는데, 마이데이터 인가를 받으면 끝나는게 아니라, 그 데이터로 무슨 사업을 해서 어떻게 돈을 벌려고 하는지 계획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해댄다. 언젠가 어느 대기업 부회장님이 자체 DMP 만든다는 내부 인력들의 보고서 보고 BM 생각해보고 갖고 오라고 뺀찌를 놨다는 기억나네.

그럼 넌 뜬구름이 아닌 이야기 할 수 있냐는 질문 많이 받는데, 아래에 간단한 예시를 하나 넣어본다.

간단한 예시 – 결제데이터 – 수요곡선 – 가격탄력성 – 쿠폰최적화

상품군별로 가격 탄력성이 다르다는건 일반의 지식이다. 모르긴해도 전자제품보다 식료품의 가격 탄력성이 더 낮을 것이다. 근데, 정확하게 얼마만큼 낮은지는 모른다.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런거 경제학 박사들이 몇 년간 연구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상품 거래 데이터가 하나도 없던 그 시절에는 힘들었던게 사실이다. 지금은?

신용카드사 결제데이터를 묶으면, 거기에 쇼핑몰의 유저별 행동 패턴 데이터가 추가되면 (이 부분은 다른 비교 상품 결제데이터로 가공처리해서 만들어 낼 수 있다), 수요곡선을 계산해낼 수 있다. 수요곡선? 그런 경제학개론 이야기가 갑자기 왜 튀어나오냐?

단순한 가격-판매량 데이터로는 수요곡선이 제대로 안 나오는데, 산업조직론을 대학원 수준에서 공부하면 도구변수라는 통계학 계산법을 이용해 Endogeneity를 제거해 수요곡선을 도출해내는 작업을 한다. 자, 그렇게 박사님들 데려다놓고 계산해내면 뭐가 좋냐고?

가격 탄력성은 수요곡선이 있어야 계산할 수 있다. 그리고 가격 탄력성이 있으면 어떤 상품군은 할인 쿠폰을 뿌렸을 때 효과가 있고, 어떤 상품군은 효과가 없다는걸, 나아가서는 어떤 가격 구간에서 할인 쿠폰이 가장 효과가 있을지를 다 계산해낼 수 있다. 거기다 개인별로 정리된 결제 데이터가 있다면? 어떤 유저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걸, 어떤 구매 패턴 기간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까지 높은 확률 게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말을 바꾸면, 할인 쿠폰을 엄청나게 초 미세 타게팅해서 뿌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높은 확률 게임 할 수 있다니까 인공지능은 100% 다 맞춰줘야되는거 아니냐는 기가차는 질문하던 어느 중견기업 이사님 생각나네ㅋㅋ 어이, 아저씨, 0.07% -> 1%만 되어도 광고시장 전부 다 장악합니다. 확률 게임이 컴퓨터 게임의 강화 로또인줄 아는 분에게 데이터 관련 신사업을 맡겨놓은 회사가 뭘 할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국내 유수의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들 앞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줘봐야 알아먹지도 못한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구요, 실험해 본 거 있으면 보여주세요. 돈 얼마 아낄 수 있나요?

아직 우리나라에서 안 해 봤다구요? 이 한국 데이터로는 실험해 본 적이 없다구요?

당장 가격 탄력성 그러면 아예 못 알아먹고, 수요곡선이라고 그래도 예전에 대학 교과서에서 한번 들어본거 같은데, 그게 여기에 왜 쓰이는지 생각하려는 시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도 안 한다. 왜? 머리를 절대로 쓰고 싶지 않은 공무원 마인드의 실험충들이니까. (이게 프로그래밍인 줄 알고 기술스텍 알려달라고, 자기 나름대로는 뭔가 노력하려던 개발자는 있었네 ㅋㅋ)

그저 새로온 팀장이 어려운 소리하고 있으면 빨리 다음 팀장이 오기만 바라며 하루하루 월급 식충이 짓만 하고 있으면 되거든.

욕할게 아닌게, S대 석사 졸업하던 분이 위에 말한 수요곡선 계산을 못해서 날더러 계산해달라고 하더니, 다른데서 쓴 비슷한 그래프를 그냥 베껴서 자기 석사 졸업 논문에 내더라. “이거 나한테 일시키는건가?” 라고 욕하면서도 파비클래스 듣고 간 학생한테 최소한의 도움은 주자는 생각, 타과생이 경제학 대학원 레벨의 공부하려니 얼마나 힘들겠나는 생각에 1시간 정도 시간을 써서 계산해줬더니 전혀 관계없는 엉뚱한 그래프를 붙여냈다. 논리가 하나도 안 맞는 논문을 보고 허탈한 감정은 제쳐놓고, 그걸로 석사 학위 받고 취직했으니까, 그 실력으로 Endogeneity가 제거된 수요곡선을 만들어 낼 수는 없었겠지. 아예 그 논리를 기억하고 있으면 다행일 것이다. 어디 외부미팅에서 우연히 보니 대기업 다니는 S대 석사 출신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더라.

그럼 고급 인력 고용해서 저걸 계산하면 어떤 효과가 있냐고 되물을 텐데, 모르긴 몰라도 대형 쇼핑몰들이 쿠폰 비용만 1년에 수십, 수백억을 쓰고 있을 것이다. 소셜커머스로 유명한 티몬이 2019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8개월동안 2,200억의 쿠폰을 발행했다는 홍보자료를 본 적이 있다. 2019년 재무제표 기준으로 판매 대행 마진이 1년에 1,800억이 안 되는 이커머스 회사가 마진이 5%라고 가정하면 3조 6천억원치 판매고가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판매고의 4% 정도, 영업이익의 80%에 해당하는 1,400억이나 쿠폰 비용으로 나간 셈이다. 쿠폰에 10%만 덜 써도 140억이다. 엄청나게 초 미세 타게팅은 커녕, 조금만 데이터 잘 쓰면 140억 아낀다는 말이다. 영업비용 2,500억, 영업순이익이 -800억에 가까운 회사 입장에서 데이터 모델링으로 최소 140억을 아낀다? 계속 마이너스여서 시장 전체가 생존에 의구심을 갖고 쳐다보는데, 이 정도면 거의 생존 여부가 결정되는 수준 아닌가?

이쯤되면 왜 공대 박사 출신 DSP 대표가 다른 인력이 아니라 경제학 박사를 뽑아야겠다고 생각하는지 이제 좀 이해되시는가?

참고로, 위의 수요곡선 – 탄력성 – 쿠폰 아이디어는 4차원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Amazon 같은 미국 Top-Tier 이커머스 회사들이 오래전부터 적용하고 있는 주제다. 당장에 알던 경제학 박사 하나가 2016년에 저 업무로 취직한 걸 봤으니까.

저런 계산법 다 정리해서 설명해주고나면 듣는 소리는

허생전을 읽고 나온 것 같습니다

자기가 지식이 없어서 공상과학처럼 들리는 것과, 실제로 공상과학인 걸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저런말을 하는거겠지?

다른 회사가 자기네 보유 데이터랑 유사한 데이터로 어떻게 돈 버는지 설명해주는데 알아먹지도 못하는 인력이 “데이터적인 능력”을 운운하면서 “데이터 XXX”라는 팀의 팀장, 이사로 앉아있는 한 그 회사가 데이터로 돈을 벌 일은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당신들의 “데이터적인 능력”이 도대체 무슨 능력일지 궁금하다. 데이터 많다고 하드웨어 자랑하는 능력? 그래프 그리는 능력? 아님 어디서 학위 받았다고 거들먹거리는 능력?)

원래도 도전 의식이 없지만 너무 무지해서 도전할 용기조차 못 내는 상태. 그냥 용어만 입에 읊는 걸로 자칭 “데싸~ 데싸”라며 전문가 행세하며 버티며 월급식충이 짓만 하는 상태.

이게 당신들이 데이터로 돈을 못 버는게 당연한 이유다.

언젠가 누군가 저 위의 BM적용해서 돈 벌고 있으면 우리도 베끼면 되겠지? 글쎄? 세형동검 만들다가 F-22전투기 만들려면 시간적 격차는 제쳐놓고, 대장장이들 싹 다 해고하고, 제일 똑똑한 인재를 몇 년씩 투입해서 지식을 배워야되는거 아님??? 왜 Github 코드만 복사해놓고 자랑질임?

어디서 이상한 코드 몇 줄 주워서 적용하는 개발자 몇 명 앉혀놓고 반년 돌려보다가 제대로 안 되니까 헛 돈 썼다고 후회하고 있겠지.

당신들이 F-22전투기 만들 때 쯤이면 저 분들은 항성간, 아니 은하계간 도약이 가능한 Spaceship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가며 – Data Scientist는 Artist다?

Stargate라고 즐겨보던 미드가 있다. 극중 Theoretical AstroPhysicist (이론 우주물리학자?)로 나오는 캐릭터가 항상 고급 물리학, 수학, 통계학을 동원해 상상을 초월하는 해결책을 갖고 나오는데, 그걸 비난하는 다른 캐릭터가 너무 무모한 가정이라고 따라다니며 비난하다가 무모한 가정으로 얻어낸 성과물을 보고 했던 표현이 있다.

You are a physicist, but more than that, you are an artist

학계에서는 이론에 기반한 검증, 새로운 이론을 세우는 일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저런식으로 꽉 막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가정, 테스트, 결론 도출의 과정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긴장관계를 잘 묘사해줬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Data Scientist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비슷한 대답을 하고 싶다.

Data Scientist는 Artist여야 한다. 목표하는 결과물이 있고, 그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서 내가 가진 자원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그 때 내가 배운 도구 학문인 수학/통계학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합리적으로 해낼 수 있어야되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모르는 수학, 통계학이 들어가니까 이걸 “연구”라고 착각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겠지만, 저런 능력치를 갖춘 사람들은 정작 이론 기반의 학계에서 그렇게 높은 대접을 받기가 힘들다. 저건 학계 기준으로 “연구”가 아니니까 그 결과물을 “학문”이라고 인정받기에 애매한 위치에 있다. 굳이 따지자면 고급 지식을 이용한 컨설팅 업무다. 그렇게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Data Scientist로 적합한 인재가 아닐까 싶었는데, 물리학 박사 졸업반인 어느 분이 파비클래스를 듣고 나가시면서 그러더라.

가르쳐주시는 수학은 어렵지 않은데, 아이디어가 참 기발해야되는 직업군이네요

(파비클래스 수강생 대부분이 “어렵지 않은데” 부분에서 좌절하는데, 물리학 박사들 눈에 이게 평범한 수학이라는 점이 바로 수학,물리학,통계학 전공자들이 이 주제로 최적 훈련을 받은 인재라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일 것이다.)

아이디어는 두말할 것도 없고, 그 수학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Data Scientist 직함을 줬다가, 돈 벌어오질 못한다고

데이터로 돈 벌 수 있다는거 다~ 거짓말이다

라고 주장하는 분들, AI대학원, SW 중심대학만 만들면 인력이 양성되는거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묻고 싶다.

S대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 석사 출신, 국내 Big Tech사 중 하나인 K사의 AI팀 재직자가 A/B Test 같은 기초 지식을 모르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K사 AI팀 전체에서 기초적인 A/B Test마저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몇 명 안 되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A/B Test에서 확장 버전으로 Underlying distribution이 다른 경우, Dynamic case로 넘어간 Bandit 모델들을 설명해주니 @.@ 같은 맹~한 눈 상태가 되더라.

이런 분이 S대 DS석사 출신, 국내 최고의 Big Tech사 핵심인재다. 석사 때 뭘 배운거지?

우리회사 같았으면 못 걸러낸 인사과부터 최소 시말서, 아마 해고일 것이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부었는데 물이 찰 리가 있을까? 찼다면 거짓말이겠지.

세형동검 만들어서 돈을 번다면 기적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