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사이언스 석사 – 커리어 전환용?

0
1043

아래는 어느 수강생 분의 커리어 고민, 메일로 커리어 고민을 주시는 분들의 질문 내용을 요약 각색한 내용이다.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 프로그램을 통해서 커리어 전환을 하시려는 분들인데, 초점이 너무 잘못 잡힌 것 같아서 블로그에 공유해본다. 단, 개인의 Privacy 보호를 위해 내용을 상당부분 각색했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안녕하세요,

 

저는 XXX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빅데이터 트렌드와 맞물려 마케팅 업무에 빅데이터 분석이 도입되고 있고, 저도 많은 흥미를 갖고 공부 중입니다.

 

작년부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학원을 다니면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되었고, 찾아보던 중 블로그를 읽다가 제가 너무 잘못된 선택을 했구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 그냥 학원 다니면 될 거라고 너무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가르치는 강사도 저에게 석사를 권유하였고, 본인도 석사 지원 중이라고 하더군요.

 

학원의 10개월 과정 (5개월 파이썬, 5개월 확률 및 통계)이 끝나고 앞으로 방향에 대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국내 기업에서는 통계학과나 컴공 분야 학사나 석사 이상을 원하거나 최소 2년의 경험을 요구하더라구요. 그래서 해외에서 석사를 하는걸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미국 석사를 하고 싶은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 석사는 어떤가요? 온라인 석사를 하면서 직장도 다니면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클 것 같아서요.

 

온라인 석사 대안으로 학비가 그나마 적은 유럽 석사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석사를 했을 경우 취업에 도움이 될까요?


 

답변도 일반화 작업을 좀 거쳐봤다.

먼저, 학위를 하나 더 따면 된다는 기계적인 생각으로 접근하실게 아니라,

그 학교의 학위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많은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가,

졸업하려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야하는가,

그래서 직장을 찾는데 + 직장에서 뛰어난 인재로 인정받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어떨까요?

 

아마 평소에 직장에서 보셨던 “짝퉁”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 때문에 기준점이 잘못 잡혀있는 것 같은데,

“학위 하나만 더 따면 되는거 아냐?”라는 안이한 사고방식을 버릴 수 있는

충격요법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직장 경력으로 “오염된” 사람이 2년간 아무리 바쁘게 공부해도

석사 하나로 지식이 일취월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직장 경력이 있으니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온라인 학위를 어떻게 보는지는 잘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영국 아닌 유럽 대학 학위는 그 나라에서 취업하는데는 도움 되겠지만
(유럽인의 배타성 때문에 남자 분이라면 체감 난이도는 더 높을겁니다),

그 석사를 바탕으로 박사까지 공부해서 전문직 타이틀을 걸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는 거의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교에 관계없이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평가하는 사람입니다만,

저 같은 철학을 가지려면 본인이 매우 많이 알고 있어야됩니다. 드물어요.)

 

덧붙여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새로운 수학, 통계학 공부하기 정말 힘들겁니다.

그 학원 10개월 과정에서 학부생이 가르친 내용 수준의

수학, 통계학으로 석사에서 공부하는거 아닙니다.

 

아마 머리를 쥐어뜯는 수학 숙제들이 막 쏟아지는 공부에 매일매일 멘탈 잡기가 힘들텐데,

나이 28에 직장 그만두고 석사갔던 저도 문과면서 고교시절 수학경시대회 수상경력 있는,

자칭 국가대표선수 (후보 옆 주전자)급 인재였습니다만,

학교에서 짤리지 않을까 매일같이 떨며 수업 듣고 시험 쳤었습니다.

 

제가 박사시절 Stochastic Calculus 가르쳤던 어느 30대 후반 한국인 MBA 학생은

학부가 서울대학교 수학과였고, 졸업 때 학점도 나쁘지 않은 분이었습니다만,

박사 지원할 수 있는 수학 실력 아니라고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드렸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본인은 자신이 있으니 MBA와서 남들 안 듣는 고급 수학 수업을 오신거였을텐데,

학부 갓 졸업한 석사생들이 배우고 이해하는 속도가 안 나오더라구요.

대학원 수준 수학이라는게 절대로 만만한게 아닙니다.

 

비슷한 경력에, 비슷한 고민하셨던 분들 중 파비 수업 듣고 포기하신 분이 꽤 많았던 걸 생각해보면,

그런데 제 수업도 학부 수학만 쓰려고 최대한 노력해놓은 커리큘럼이라는 점을 놓고보면,

Data Scientist 쪽 보다, 수학없는 Data Analyst로 성공하는걸로 방향잡고,

석사 학위 대신 도메인 지식 더 쌓는 커리어에 집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미국 서부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수요가 폭증을 하니 관심이 엄청나게 증폭되어 있는 것 같다. 나도 공부 좀 더 하면 저런 직장 구할 수 있지 않을까는 착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Data Engineer거나 Data Analyst 출신들인데, 직업 이름에 Data가 들어있는 부분만 동일할 뿐, 필요한 지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왜 이렇게 이해를 못 하실까?

15년 전 쯤에 미국 동부에서 수요가 폭증했던 Quant를 한번 생각해보자. 요즘 죽었다지만 아직도 박사 졸업하고 Quant로 취업하면 최소한 연봉 20만불은 받을텐데, 단순히 증권사 경력 10년이어도 Quant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않나? Quant 과정에서 쓰는 수학이 물리학이나 기계공학 일부에서 쓰일텐데, 실제로 Quant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전공으로 박사하면서 “엄청나게 어려운” 수학을 하는 “천재”들이라고 생각하고 물러나지들 않나?

왜 (거의) 동급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단지 쓰는 수학이 Stochastic Calculus에서 Computational Statistics로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나도 한번 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거지? Computational Statistics는 기초적인 계산 지원해주는 Library가 몇 개 있으니까 만만하게 느껴지는걸까? TensorFlow 라이브러리만 쓸 줄 알면 대학원에서 배우는 수학 따위는 필요없다고 생각하는걸까? Convex optimization이 망가지는 수 많은 경우의 수, 그런 고민이 담긴 수학 모델을 공부할 필요없이, MNIST 데이터로 이미지 인식과 자연어 처리 코드만 돌리면 되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원인은 강남에 있는 IT학원들의 홍보 때문이다.

저 위 질문에 끼워넣은 10개월 학원 과정 커리큘럼을 보면, 강남 IT 학원들이 운영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과정이 얼마나 황당한지가 눈에 보인다. Python 5개월, 학부 수준 수학 + 통계학 5개월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된다?

Quant 업무에 필요한 C++ 와, Stochastic Calculus 돌리는 Library 연습하는 과정 10개월 출신이 Quant 포지션에 지원하면 어느 증권사가 채용을 할까? C++ 코더로 채용할지는 몰라도, 수학을 모르는데 Quant가 만들어야하는 모델들을 어떻게 만들고 검증하나? 그 증권사 인사 담당자가 시말서, 아니 사직서를 써야할만한 상황 아닌가?

증권사에는 Product쪽만해도 재무관리, 회계 쪽 지식을 갖춘 (준)회계사, 거시경제 모델링 지식을 갖춘 (준)경제학자, Fixed Income 및 복잡한 파생상품 가격을 계산하는 Quant, 그리고 Trading, Sales 등등의 다양한 업무가 있고, 각각의 업무도 담당하는 자산이 주식, 채권, 부동산, 파생상품 등등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머리 좋고 똑똑해도 SKY 출신 회계사, 미국 탑스쿨 박사 출신 경제학자가 Quant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 반대로도 생각하질 않는다. 학부 1-2학년 이후로 학습한 지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Data Engineer, Data Analyst와 Data Scientist도 서로 다른 지식을 갖고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다. Engineer 분들과 Analyst 분들이 괜히 머리 아픈 수학 배울려고 하지말고, 자기 업무에서 Expert가 되는 길을 추천드리고 싶다.

저런 질문 메일 보내주셨던 Engineer나 Analyst 분들 중 상당수가 (주)파비가 2-3년 안에 매우 필요한 인재가 될 것이다. (다른 회사들은 지금도 필요한 인재겠지^^) 근데, Scientist로 방향을 틀면 2-3년 후에 자기 스킬셋은 부족하면서 Data Scientist 자리를 찾는 인재,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 매우 불편한 인재가 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Your ego writes a check that your body can’t cash


 

파비 페이스북 페이지가 운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