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Are you on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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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친구들과 대화하다보면 가끔씩 나오는 주제다.

Are you on Google?

니 이름 검색하면 구글에 나오냐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네이버가 따로 관리하는 DB에 등록되어야 네이버에 이름 검색했을 때 정보가 정리되어 노출될텐데, 구글에서 검색하면 인터넷 상에 자료가 많이 있어야 구글 검색에 노출되는 이름이 된다. 자료가 많으면 연관 검색어도 생기면서 점점 독립된 하나의 키워드로 자리 매김하게 된다.

예를 들어 파비로 검색하면 우리 회사와 관련된 여러 자료가 뜨고, 연관 검색어로 필자의 이름이 뜬다. 필자의 이름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파비가 나오기도 한다. (회사 이름만 검색해도 대표 이름이 나오는데 “파비님”으로 질문 메일 보내는 사람들은 뭐냐…)

Are you on Google? 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기 이름이 나올만큼 여러 곳에 정보가 있다는걸 자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고, 그런 정보들이 결국에는 자기 PR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서, 영어권 친구들 사이에서 I’m not on Google yet 이라는 표현은 뭔가 좀 쪽팔림을 숨기며 대답하는 표현이었던 기억이 있다.

 

구글에 뜬 구직자 정보 찾기

우리 회사 채용 관련해서, 지난 글에 구직자 분 이력서에 있는 정보를 이용해서 인터넷 상의 모든 정보를 최대한 상세하게 찾아본다는 내용을 썼다. 채용이라는 작업이 정보 비대칭성이 매우 높은데, 상대방에 대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야 정보 비대칭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 정보를 찾는다. 이력서 쓰시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을텐데, 인사 담당자가 그렇게 시간을 써서 꼼꼼하게 읽어봐드리는게 예의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근데, 이런 적극적인 태도에 대한 글이

이라는 제목으로 퍼져서 마치 악마가 뒷조사를 하고 있고, 진작에 인터넷 상에 남긴 자료를 못 숨긴 사람이 바보인 것처럼 반응들을 하고 있더라. 회사-직원 양측 모두 적극적인 정보 습득으로 서로간 정보 비대칭성을 줄일 수 있는 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표현이었는데, 인터넷 상에 남긴 기록들을 숨겨야된다는 댓글들이 다수를 이루는거보고 좀 놀랐다.

이메일 주소를 “first_name.last_name@이메일회사” 로 정하는 경우가 흔한 외국에서는 되려 iamsohappy@pabii.com 이런식으로 된 이메일 지원서를 받으면 정신병자라고 생각하고 자동 탈락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메일 검색해서 아무것도 안 나오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한다. 뭘 숨기려고 하는거지? @.@ 사회생활 안 하는 싸이코인가?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자기 PR을 생활화하면서 사는 문화에서는 회사 대표의 적극성으로 받아들여질만한 내용이 PR에 소극적인 한국 문화에서는 지나치게 뒷조사하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그렇다고 앞으로 열심히 구글링 안 할꺼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분을 찾아야지. 지난 글에 쓴대로, 누워만 있는 제갈공명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대표 밑에서 불만이 있는 경우가 꼭 친구 한 명 뿐일까?

 

정보 비대칭성 축소의 필요성

가슴에 못으로 박혔던 글 중 하나가 바로 위의 댓글인데, 내가 혼자서만 믿고 있는 비전으로 사업 운영하면서 직원들 급여는 엄청나게 짜게주는 악마인가는 생각을 한번 해 봤다.

대표 혼자서만 믿는 비전

우리 파비가 만들고 있는 DSP (Demand Side Platform)는 국내의 거의 모든 대형 쇼핑몰들이 만들고 싶어서 안달난 타게팅 광고 서비스이다. 전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된 Amazon이 외부 DSP를 내부화하는데 성공하고는 각 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이 너도나도 이 사업에 뛰어들어 있(었)다. 대부분 기술력 격차를 절감하고 나가떨어진 상태로 안다.

우리는 좀 다른 방식으로 DSP를 만들고 있긴 하지만, 광고 타게팅 알고리즘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탈한국급 Data Scientist가 대표를 맡고 있고, 실력에 대한 검증은 틈틈히 시간내는 파비클래스 데이터 사이언스 강의에 왔던 한국사회 상위 0.01%의 연구인력들의 평가를 들으면 될 것이다. 본인이 수학&통계학 모델링 훈련을 박사 레벨로 받아서 검증하실 실력이 된다면 파비블로그의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글들을 직접 읽어보셔도 된다.

대형 오픈마켓 몇 군데에서 저가에 인수하려고 달려들었다가 필자에게 뺀찌를 맞았던 사례도 있고, 개발 팀장님은 이 사업이 제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근래 한국에서 없었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일한)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일하고 있으시다. 이 정도면 대표 본인만 믿는 비전으로 일하는건 아니라고 우겨도 괜찮지 않나?

돈도 많이 안 주면서…?

돈을 많이 안 주느냐? 는 질문에 2가지 정도의 이벤트가 떠 오르는데, 첫째, 실리콘 밸리에서 구직하던 시절, 어느 스타트업 인사팀장에게 Cash Package는 어떻게 되냐고 물으니까

Cash is oxygen for us

이라고 대답했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무조건 돈으로 사람 뽑겠다고 생각하는건 잘못되었다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대표님, 이렇게 사업하시면 “호구” 소리 들어요

둘째 이벤트는 우리가 채용했다가 자기발로 걸어나간 직원이다. A급 회사 가기는 불가능한 개발 초짜라고 판단해서 연봉 3천만원을 줬었는데, 자기가 전 직장에서 연봉 3,600만원을 받았는데 연봉이 너무 짜서 일하기 싫다고 투덜댔었다.

필자가 아는 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채용하는 개발 초짜 평균 연봉은 2,700만원이다. 야근은 당근인 조직이다. (더 낮은 곳도 많고, 스타트업들은 대체로 지분 섞어 주면서 현금은 2,700만원이 안 되는 곳이 정말 많은 걸로 안다. 우리는 스타트업스럽지 않게 칼퇴하는 조직인데…) 창업 초창기에 더 많이 주려다가

대표님, 이렇게 사업하시면 “호구” 소리 들어요

라는 냉혹한 비난을 들은 적도 있다. 그래. 5천원 짜리 상품을 사면서 다른 이득없이 덜렁 만원을 내는 호구는 사업하면 안 되지.

정보 비대칭성이 낳은 결말

그 투덜이 직원으로 돌아와서, 솔직히 말하면 일은 진짜 못하고, 아웃풋은 하나도 받은게 없고, 불평만 많아서 몇 번이나 짜르고 싶었지만 꾹꾹 참고 있었는데, 그 분이 퇴사하고 난 다음에 팀장님이 사후평가를 이렇게 하시더라.

앞으로는 제가 직접 실력체크를 하고 뽑아야겠습니다. 바쁘다고 다른 직원한테 맡겨놨다가 돈 & 시간 버리는 사람을 뽑았었네요.

이미 높은 연봉을 줬다는 전 직장의 대표라는 사람이 사업할 역량이 없는 사람이고, 아무생각없이 막 급여를 뿌려대다가 사업을 말아먹고 급여가 밀려서 퇴사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실력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없이 대충 정한 급여를 기준으로 자기가 적게 받고 있다는 표현을 쓰는 그 직원이 제대로 된 결과물 하나 내놓지 못해 불만이 많았었단다.

저희가 받은게 하나라도 있나요? 최저시급도 아까웠을 친구죠

라고 평가를 정리하시던데, 사람 좋아서 항상 웃으시며 마음수양하는 팀장님이 그렇게 예외적으로 냉혹한 평가를 내리게 만드는 직원이

돈 많이 준다고… 콧대 높게 굴지… 돈도 많이 안 주면서 고통분담.. 동참..

이라는 저 위의 어느 커뮤니티 댓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었다고하면 너무 자기합리화가 심한 변명인가?

우리회사에 대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는 스타일의 성실한 직원, 그래서 정보 비대칭성을 줄여주는 직원, 열심히 찾아보면 정보 비대칭성이 줄어들 수 있을만큼 자료가 있어서 합리적인 채용 판단을 할 수 있는 직원을 뽑고 싶다는 욕심을 표현하는게 욕먹을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