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이라는 사기에 돈을 버리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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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사무실 공유이면서 4차산업의 선두업체인 것처럼 과대포장했던 위워크가 연초만해도 올해 대박 IPO를 할 수 있을거라고 그러더니, 상장은 커녕 대표가 쫓겨나고, 대규모 감원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적자폭이 너무 심해 회사가 존속할지 여부도 모르겠단다.

자기네 사업모델로 돈을 버는게 아니라, 언론플레이와 투자금으로 사업을 확대하다가 진실이 밝혀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을텐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요즘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의 용어를 이용해서 4차산업 회사라고 엄청난 회사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에게도 같은 철퇴가 가해져야한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솔직히 말해서 IT업계의 일반적인 개발업무는 외주를 여러번줘서 최저가 낙찰을 시키는 건설업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시장구조, 업무 난이도를 갖고 있다. 앱 하나 만드는데 1억씩 든다고 그러면 아마 돈 주고 외주 요청하는 회사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깟 앱 하나 만드는데 무슨…”

이라는 표현을 여러번 들은 적이 있으니까.

4차 산업 Hype, IT업계의 대형사기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자율주행 같은 단어가 들어가면 갑자기 1억 외주건이 1,000억 인수건으로 바뀌는 이유는 뭘까?

인력의 수준이 달라졌나? 같은 개발자들이 Github에서 코드 몇 줄 더 붙인건데?

비지니스 적용처가 넓어졌나? 어차피 예전부터 하던 사업인데?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나? 여태까지보던 일반 자동화 업무보다 더 비용 절감이 되나?

정말 다른게 거의 없는데, 사람 몇 명 뽑아서 6개월간 10억, 20억만 있으면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단순(?) 개발 결과물에 1,000억대의 인수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를 들으면서 아연 실색하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사기를 당했는데, 사기 당했다는 개념 이해조차 없는 경우들이 대부분… 아니 전부였으니까.

 

인공지능 사기

이미지 인식해서 전자부품의 불량을 확인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몇 천억에 팔렸다는 기사를 봤다. 저거 그냥 한 3-4달 만들면 되는 서비스인데, 물론 B2B 상품으로 급을 끌어올리려면 단순 이미지 인식 모듈 뿐만 아니라 여러 고민이 들어가야겠지만, 백보 양보해도 10억대의 자금과 반년 남짓한 기간이 투입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100억 단위도 아니고 천억 단위를 지불하고 인수했단다.

모르긴 몰라도 그 회사가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단순히 “자동화”라는 단어만 썼어도 회사 매각대금에 0이 하나는 빠졌을 것이다.

 

블록체인 사기

데이터를 팔아서 돈을 버는데, 그 데이터를 블록에 저장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면서 블록체인 서비스라고 주장하고, 이걸 몇 백억씩 주고 인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단 우리나라에 데이터 팔아서 돈을 제일 많이 벌 수 있는 조직이 SKT일텐데, 그 정도 되는 회사도 데이터 팔아봐야 서버 비용도 안 나오는 수익을 얻는다. 직원 월급이 서버 비용의 100배쯤은 될텐데… 저걸 팔아서 회사 유지가 될까?

그 블록체인이 대단한 기술 아닌가요? 음… 그거 그냥 String 형태로 데이터 로깅하는 USB 개념인데, 데이터 저장하는 네트워크가 토렌트 같은 구조일 뿐이다. 속도가 안 나와서, 시스템 관리가 불편해서 원래는 대형회사들이 쳐다보지도 않던 개념이었다. 요즘 이걸 붙여서 서비스하겠다는 회사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블록체인이 그렇게 싫어했던 중앙집권형 서버 구조를 만들고 있다. 말을 바꾸면 껍데기만 블록체인이라고 하는거지, 사실상 블록체인이 아닌 시스템이다.

그냥 데이터 저장 방식을 좀 불편하게해서 복사하기 힘들게 만들어놨는데, 이게 왜 4차 산업 혁명이냐? 불편하게 만들면 4차산업인가? 더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파비 블로그의 블록체인 섹션을 보시기 바란다.

 

빅데이터 사기

데이터가 많다는데, 그래서 쓸 수 있는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데, 정작 Data Scientist가 쓰고 싶은 데이터는 없다. 그냥 저장 용량만 많은데, 사용자만 왕창 늘어나 있을 뿐인데, 갑자기 빅데이터라고 이름 붙이니까 10억대를 주고 사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몇 백억 값어치로 뛰어 올랐단다.

Data Scientist 입장에서는 Chain action을 통한 구매 행동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되어야 빅데이터의 도움을 받는 모델을 만들 수 있는데, Chain action은 커녕, 유저별 ID 구분도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고, 구매 행동도 데이터가 없는 경우, 데이터가 있어도 유저들의 이전 행동을 전혀 알 수 없는 데이터들만 모아놨다. 연결고리 없는 구매 데이터, 그거 말야, 카드사한테서 1억도 안 주고 사던 그 데이터 아닌가?

왜 갑자기 빅데이터라는 단어만 붙으니까 수백억의 프리미엄이 붙는거지?

 

자율주행 사기

마치 내년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길거리를 완전히 지배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 운전면허 딸 필요도 없단다. 이런 기술에 어마어마한 가치를 부여해줘야 한단다.

근데, 그거 그냥 동영상 이미지 인식해서 속력 up/down 값만 정하는 단순 알고리즘인데? 비가와서, 날이 어두워서 앞이 잘 안 보이면 동영상 이미지 캡춰하는 렌즈는 멀쩡할까? 그 렌즈가 습기로 뿌옇게되면 책임은 누가지지? 자동차 제조사가 지는건가? 밤에 인간의 동공보다 렌즈가 빛을 흡수하는 정도가 약할텐데, 달 없는 오밤중에 시골길을 달리다가 차 사고가 나면 자율주행 서비스가 다 책임을 지나?

Data Science 모델링 부분은 둘째 문제고, 사소한 하드웨어적인 이슈들, 그 중에서도 가장 단순한 하드웨어인 렌즈의 4계절 전천후 적용 가능성도 선뜻 자신이 없는 상황인데, 당장 내일모레부터 자율주행 자동차가 길거리에 가득할꺼라니?

 

진짜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곳

4차산업 용어만 들어가 있으면 무조건 0을 몇 개씩 더 붙여서 사기당하지 말고, 진짜 기술력을 갖고 있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들에 투자하시는건 어떨까? 당장 전지 혁명을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데, 위의 4가지 장밋빛 희망사항(or IT업계 사기질)보다 조만간 전기차가 길거리를 가득 메울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몇 달마다 엔진 오일을 갈아주고, 어떤 기름이 더 품질이 좋고…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매연? 소음? 환경 오염은 물론이고, 유지 관리비가 엄청나게 줄어들게 뻔한데, 그동안은 전지 충전 효율, 기본 인프라 구축이 발목을 잡았었지만 충전 효율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중이다.

독일이 높은 기술력을 갖춘 전지 특허들을 싹쓸이해갔으니, 아마 한국같은 후발주자가 따라가기는 엄청 힘들겠지만, 뭐 언제는 기술력 갖고 사업하는 나라였나?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까 “기술(Tech)”이라 그래놓고 사실은 구글링한거 구현하는 “기능”에 불과한 IT산업말고, 진짜 기술이 필요한 산업에서 특허 좀 사고, 그 산업에 인력 투입되는 시장 구조 만들어서 경쟁력을 갖춘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부가 2020년에 블록체인 중점사업 추진을 하고 있는건지 어쩐건지 모르겠는데, 요즘 정부 기관 분들한테서 블록체인 관련된 문의가 폭증했다. 그렇게 실체 없는 사기라고 바쁜 시간내서 여의도까지가서 몇 번을 이야기해줬었는데, 도대체 무슨 예산을 얼마나 배정한걸까?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인들의 무능함에 정말 증오를 감출 수가 없다. 내 세금으로 월급받을 자격, 내 표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도대체 몇 명이나 될까?


저런 회사 인수하는데 드는 돈의 10%, 20% 가격에 똑같은, 아니 더 나은 시스템 만들어 드릴 수 있다. 한국의 그 어떤 인공지능 스타트업도 파비의 데이터 사이언스 강의 범위를 넘어서는 기술력을 가진 경우를 본 적이 없으니까. 괜히 사기꾼 좋은 일 시키지말고,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 합리적인 금액을 지불하고 서비스 외주를 주는걸 추천하고 싶다.